1960년에 NASA JPL의 달탐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던 스탠포드 카트 연구는 거의 20여년간의 짧지 않은 개발 역사를 갖고 있다. 그 기간동안 다양한 버전의 카트가 개발되었지만, 하드웨어적 기본 플랫폼은 4개의 자전거 바퀴, 자전거 체인과 모터로 움직이는 구동부, 그리고 상단부에 장착된 카메라의 간단한 구조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기능적으로는 아담스의 통신 지연 시험용 카트, 브레이스테드의 제어 안정성 향상 카트로부터 어니스트와 슈미트의 원격 제어 야외 주행 카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발전을 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버전은 한스 모라벡이 스탠포드 대학의 SAIL에 있었던 기간인 1971년부터 1980년 사이에 개발된 카트이다. 그것은 앞서 설명한, 스탠포드 대학 주변 언덕 기슭의 도로에서 “Caution Robot Vehicle(바카라 룰 자동차 조심)”이라는 표지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1970년대 후반 시기의 카트였다.
카네기멜런대학 로보틱스 연구소의 교수인 한스 모라벡(Hans Moravec)은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어린시절부터 로봇 만들기를 좋아했고,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원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면서 소형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모라벡은 머신비전 연구를 확장하며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1971년에 스탠포드 대학에 왔는데, 그때 SAIL(Stanford AI Lab., 스탠포드 인공지능연구소)의 연구조교를 겸하기도 했다.
그 기간 중에 그는 스탠포드 카트를 개량 설계했는데, 1970년대 후반 그의 카트 연구는 절정에 이르렀다. 카트 연구 당시, 모라벡은 수개월동안 연구소 건물을 떠나지 않고 숙식을 해결했는데, 동료들이 날라 다 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연구에 몰두한 일화도 전해진다. 슈미트의 카트도 야외에서 운용되긴 했지만, 도로위에 흰색선을 칠해 놓고 그 선을 따라 움직인 반면, 모라벡은 카트가 유도선 없이 환경을 인식하며 좀더 자유롭게 이동하는 바카라 룰으로 만들고자 했다. 특히 모라벡은 이미지를 획득하는 넓은 시각과 이를 인식하는 지능은 현실 상황에서의 이동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며, 셔들루나 셰이키 같이 미리 계획된 상징적 세계 모델을 거부했다.
실제 세상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눈과 비슷한 입체적인 시각으로 특징점들을 찾아 방향과 거리를 계산해낼 필요가 있다. 입체 시각을 획득하려는 경우 일반적으로는 2대의 카메라를 이용하지만, 모라벡의 접근 방식은 좀더 독특했다. 모라벡은 한 대의 카메라만 사용했는데, 대신 하나의 카메라가 좌우로 9군데의 위치로 이동해서 영상을 획득한 후 입체 시각을 구성해내려 했다.
그렇게 넓은 시각을 구현하기 위해서 모라벡은 이전에 SAIL에서 연구조교로 스탠포드 암을 개발했으며, 당시에는 자신의 바카라 룰회사 빅암을 설립했던 빅터 셰인만의 도움을 받아, 카트 위에서 카메라가 좌우로 움직이며 주변 환경의 여러 화면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슬라이더 장치를 만들어 장착했다.
슬라이더 장치로 카메라는 좌우로 이동하며 여러 장의 이미지를 생성했고, 여러 각도에서 시각적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야외에서 획득된 영상 정보는 TV 송신기를 통해 SAIL 건물내에 있는 컴퓨터로 전송되었고, 메인 컴퓨터에서는 이 정보를 결합해서 3차원 모델을 만들었다. 이렇게 생성된 3차원 모델 정보를 바탕으로, 앞쪽 경로상의 물체들의 위치와 높이를 파악해서, 충돌을 회피하며 독자적인 경로를 계획해서 무선으로 카트에 조정명령을 보내는 방식으로 운용되었다. 만약 도중에 새로운 장애물들을 감지할 때는 경로 계획을 수정했고, 그렇게 유동적이며 복잡한 공간들도 통과할 수 있었다.
카트와 메인 컴퓨터는 1미터를 전진한 후에 입체영상을 구성하고 경로 계획을 한 다음, 다시 1미터 전진하고 입체 영상을 구성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3D 맵핑된 데이터 기반의 주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만 이미지를 찍고, 이미지를 바탕으로 3D 맵핑 정보로 변환하는 연산에 10분 이상이 걸렸기 때문에, 모라벡의 스탠포드 카트는 1미터 전진한 후, 15분 정도가 소요되고 나서 다시 1미터 전진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장애물로 가득 찬 방을 가로지르는데 5시간 가까이 걸리는 상당히 느린 이동 속도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도 당시에는 최첨단 기술의 자율주행 바카라 룰이었다. 이렇게 1960년대부터 개발되어 왔던 스탠포드 카트는 1979년에 이르러 모라벡에 의해 3D 매핑과 내비게이션을 통해 현실 공간을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원격 제어 바카라 룰으로 모바일 바카라 룰의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모라벡이 비전 시스템의 스탠포드 카트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1980년, SAIL은 스탠포드 대학 컴퓨터 공학부에 합병되면서 폐쇄되었고, 모라벡도 연구 교수직을 맡으며 카네기 멜런 대학의 바카라 룰 연구소로 갔다. 이후 스탠포드 카트에 대한 연구는 더 진행되지 못했고, 보스턴의 컴퓨터박물관, 실리콘밸리의 컴퓨터역사박물관을 떠돌며 스탠포드 카트는 잊혀져 가는 듯했다.
그런데, 2004년에 다시 문을 연 SAIL에 부임한 세바스찬 스런 교수의 지도 아래, 스탠포드 대학팀이 2005년 DARPA 그랜드 챌린지에서 자율주행 바카라 룰 차량 스탠리(Stanley)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탠포드 카트의 역사는 멈추지 않고 다시 부활해 왔음을 알리기도 했다.
카네기 멜런 대학(CMU)의 바카라 룰 연구소로 간 모라벡은 CMU 로버를 연구했다. 모라벡은 CMU 로버 연구가 스탠포드 카트 연구의 확장이며, 새로운 방향을 탐색하기 위해 제작되는, 보다 유능한 바카라 룰 프로젝트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2003년부터는 컴퓨터 비전과 모바일 바카라 룰 제조업체인 시그리드(Seegrid)를 직접 설립하고 수석과학자를 겸임하고 있다.
컴퓨터 과학자로서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연구 분야에 기술적 영향력 큰 모라벡은 기술의 진화를 바탕으로 한 트랜스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춘 미래학에 관한 많은 출판물과 강연으로 미래학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2040년까지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되고 2050년까지는 인간을 훨씬 능가하면서 결국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그의 주장도 많이 알려져 있다. 다만 그의 그런 주장은 디스토피아적 관점이 아닌 지능형 로봇이 인간의 진화적 상속자가 될 것이고, 불멸을 위해 인간들 중 많은 이들이 기계에 자신을 업로드하는 트랜스휴머니즘, 포스트 휴머니즘의 세계를 묘사하는 것이었다.
한편으로 로봇 공학계와 인공지능 연구계에서 유명한 용어인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도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것은 흔히 “어려운 것은 쉽고, 쉬운 것은 어렵다. 즉, 인간에게 어려운 일은 로봇이나 인공지능에게는 쉽고, 인간에게 쉬운 일은 로봇이나 인공지능에게는 어려운 일이다”라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1980년대에 한스 모라벡, 로드니 브룩스, 마빈 민스키와 같은 인공지능과 로봇 연구자들에 의해, 인공지능의 추론보다는 감각이나 운동기반의 무의식적 활동 처리에, 더 크고 엄청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는 관찰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이러한 내용이 모라벡의 역설로 불리게 된 배경은 모라벡이 그의 책 ‘마음의 아이들’에서 “컴퓨터가 지능에 있어 성인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거나, 체커 게임을 하게 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인지와 이동성에 있어서는 한 살짜리 아이의 수준을 구현하기조차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하며 역설을 정리하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대학원 시절에 모라벡의 카트 개발에 참여했던 로드니 브룩스도 이런 관점을 같이 가졌다. 브룩스는 초기 인공지능의 연구는 고급 교육을 받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진 체스나 복잡한 대수학의 문제를 푸는 것을 중심으로 연구되어져 왔고, 반면에 걷는 동작, 커피잔과 의자의 구분, 침실에서 거실을 찾아 가는 행동과 같은 것들은 지능적인 활동으로 보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상황에서, 전자의 풀이들은 이미 구현되었거나 구현되어가고 있지만, 후자의 행동들은 구현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또한 모라벡은 이런 역설의 기원이 진화론에 있으며, 걷기, 손의 조작, 사물과 사람의 얼굴 인식과 같이 사람에게 쉬우며 무의식적으로 행할 수 있는 기본 기능은 수 백만년의 진화에 걸쳐 자연선택 과정에서 개발되고 최적화되어 왔다고 했다. 반면, 게임이나 지능 시험 심지어 추상적 사고 등은 비교적 최근의 역사에서 습득된 기술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두 기능을 컴퓨터로 구현하기에는 기술적 난이도가 서로 달라진다고 보았다. 즉, 자연선택 과정에서 개발되어 오고 최적화된 기능의 구현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최근의 역사에서 습득된 기술은 구현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설명하면서 모라벡의 역설로 불려져 왔다. 이런 모라벡의 역설에 기반해서, 체스나 바둑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되었다는 사실이 곧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기능을 구현하거나 능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필자:문병성 moonux@gmail.com
필자인 문병성은 금성산전, 한국휴렛패커드,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에어로플렉스 등 자동화업계와 통신업계에 30년 이상 종사했으며, 최근에는 로봇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역사와 흐름에 관심을 갖고 관련 글을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