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성의 바카라사이트 장난감 역사 이야기(67)

2013년 12월의 DRC(DARPA Robotics Challenge) 트라이얼에서는 일본 샤프트팀의 에스원이 우승하며 막을 내렸다. 그런데, 2년 뒤로 예정된, 본 대회인 DRC 파이널의 진행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DRC 트라이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샤프트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DRC 파이널 대회 불참이 확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또 DRC-휴보도 11위의 성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하며, 팀 카이스트도 추가적인 연구 지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참가가 불투명해졌던 것이다. 좀더 많은 국가의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이 대회에 참가하기를 원했던 DARPA의 기대와 달리, 하드웨어로 미국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인 아틀라스를 사용하는 홍콩대학 외에는 모두 미국팀만이 참가하는 상황이 예상되었다.
국제 대회의 의미가 퇴색될 것을 우려한 DARPA는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에 DRC 대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참가 독려를 요청했다. 이 취지에 공감한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에서 3개팀을 선정해서 지원하기로 했고, 휴보 연구팀이 그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총액 13억 5천만원의 개발비를 지원받게 되었다.
휴보와 함께 선정된 팀들은 DRC 트라이얼에서 버지니아공대에 로봇 ‘똘망’을 제공했던 국내의 로봇 기업 로보티즈와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에 강했던 서울대학교팀이었으며, 서울대학교 팀은 로보티즈의 로봇을 공급받아 출전했다.
일본 역시 정부의 지원으로 AIST, 동경대학 등 5팀이 출전하기로 결정되었다. 앞서 2000년대 이후의 유럽 휴머노이드에서 설명한 이탈리아공과대학 'IIT'의 워크맨과 독일의 다름슈타트공대와 본대학 그리고 중국팀이 참가하게 되면서 DRC는 국제 대회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DRC 파이널대회는 예정보다 6개월이 지연된 2015년 6월에, LA 인근의 소도시 포모나에 위치한 복합경기시설 페어플렉스(Fairplex)에서 총상금 350만 달러를 놓고 개최되었다.
DRC 파이널에는 DRC 트라이얼에 참가했던 트랙 A, B, C의 10개팀과 트랙 D로 참가하는 15개 팀, 총 25개팀이 참가했는데, 한국의 3팀, 일본의 5팀, 독일의 2팀, 그리고 이탈리아와 중국팀은 모두 트랙D로 참가했다.
대회 진행 방식도 바뀌었는데, 각각의 임무를 따로 수행하며 점수를 매겼던 DRC 트라이얼과 달리 DRC 파이널에서는 8개의 임무를 쭉 이어 연속 수행하면서, 각 임무를 완수하면 1점을 가산하고 임무를 건너뛰거나, 임무에 실패하면 점수를 얻지 못하는 방식으로 최고 8점의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또, 바카라사이트 장난감당 최대 60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동일한 점수를 받는 경우, 빠른 시간안에 수행한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이 더 높은 점수를 얻게 되며, 임무 수행 중에 문제가 있어서 사람이 개입하면 시간을 10분 가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8개의 임무는 DRC 트라이얼에 비해 다소 쉬워졌는데, 자동차를 운전해서 목표지점으로 이동하고, 자동차에서 바카라사이트 장난감 혼자 하차하고, 문으로 이동해서 문을 열고, 밸브를 잠그고, 전동공구를 집어 벽을 둥글게 뚫고, 전선을 연결하고, 장애물 덩어리를 돌파해 계단을 오르는 8개의 임무에 각각 1점씩 배점 되었다.
DRC 트라이얼에 비해 코스도 전체적으로 짧고 단순해졌는데, 임무 중에 통과해야 하는 문이 3개에서 1개로 줄어들고, 잔해를 치우거나, 사다리를 올라가고, 소방호스를 연결하는 등의 임무가 없어져서 좀더 쉬워졌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재해상황을 가정했기 때문에 유선으로 전원이나 통신을 연결할 수는 없었으며, 로봇에 호이스트와 같은 추가적인 넘어짐 방지 장치도 부착할 수 없었고, 원격제어를 위한 무선 통신도 간헐적으로 성능이 저하되거나 차단되기도 했다.
임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첫번째는 운전인데, 로봇이 2기통 카트인 폴라리스레인저(Polaris Ranger XP 900)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장애물을 피하도록 핸들을 움직여, 충돌 없이 목적지까지 가야 했다. 출발전에는 특별한 도구 없이 최대 5분간 차량을 수정할 수 있었는데, 대부분의 팀이 로봇이 운전 중에나 내릴 때 잡을 수 있는 부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했다. 운전을 하지 못하는 로봇은 동일한 코스를 걷거나 구동장치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두번째 임무는 바카라사이트 장난감 스스로 차에서 내리는 것인데, 운전석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무게중심과 균형에 대한 제어가 필요해서 꽤 어려운 임무로 여겨졌다. 세번째는 레버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여는 임무이고, 네번째는 밸브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다섯째는 공구를 사용해 판에 구멍을 내는 작업이었는데, 서로 다른 두개의 선반에 각각 두개의 일반 전동 공구가 놓여 있고, 이를 이용해 벽면에 그려진 원을 완전히 잘라내는 것이었다.
여섯째는 서프라이즈 작업으로 미리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를 조작해야는 작업이었다. 사전 연습 때는 버튼 누르기였는데, 실제 시합에서는 콘센트에 꽂혀 있는 플러그를 뽑아서 다른 콘센트에 꽂는 작업이었다.
일곱번째는 잔해 돌파로, 벽돌들 잔해를 넘어 가거나, 쇠기둥과 목제 등이 널부러진 파편들을 치우면서 가는 두 작업중의 하나를 완수하면 되었다. 마지막은 계단 오르기로 맨 위의 계단에 도달하면 시간 측정을 종료했다.
참가 팀 25개 중 중국팀이 대회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괴물 같은 모습의 하이드라 로봇으로 출전한 일본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팀이 대회 하루 전날 출전을 포기해, 총 23개팀이 실제 대회를 치렀다.
이 결선에서 'DRC-휴보+'로 출전한 카이스트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2위였던 아틀라스로 출전한 IHMC(플로리다대학 인간기계인지연구소)팀과 3위였던 자체 바카라사이트 장난감 침프(CHIMP)로 출전한 카네기 멜런 대학 국립바카라사이트 장난감공학센터(NREC)의 타르탄 레스큐(Tartan Rescue)팀도 모두 8개의 임무를 완수하며 카이스트팀과 동일한 8점을 받았다. 다만 임무 완수 시간이 카이스트팀보다 6분과 11분이 더 소요되어 2, 3위에 머물렀다. 재미있는 것은 2, 3위 팀이 DRC 트라이얼에서도 2위와 3위를 차지한 동일한 팀이었고, 1위였던 샤프트의 위치를 카이스트팀이 차지했던 것이다.
DRC 트라이얼에서 드럭셀대학 팀으로 출전했던 폴 오 교수가 라스베가스 대학으로 옮겨가며 출전했던 라스베가스 대학팀도 DRC-휴보+로 출전해 8위를 차지했다. 똘망 2.0으로 출전한 서울대와 버지니아공대, 그리고 로보티즈팀도 각각 12, 13, 15위를 차지했다. DRC 트라이얼에서 1위를 차지했던 샤프트의 에스원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은 일본 AIST의 HRP-2를 기반으로 한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이었는데, DRC 파이널에는 일본에서는 2팀이 HRP-2 로, 한 팀은 HRP-2를 기반으로 개량한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을 들고 나왔지만, 10위, 11위 및 14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참가 로봇 중 로봇 하드웨어 자체로 가장 완성도가 높았던 로봇은 7팀이 사용한 개량된 아틀라스였는데, 2위를 포함해 10위권안에 4팀이 있어 가히 세계 정상급 휴머노이드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임을 입증해주었다. 참고로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 로봇을 공급하고 수리하는 등의 지원을 해주었지만 직접 대회에 참가하지는 않았다. 만약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직접 참가했다면 결과가 어떠 했을지 궁금한 부분이기는 하다.
DRC-휴보+가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휴보를 개발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DRC 경기를 위한 독특한 맞춤형 제작과 변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휴보는 휴머노이드로서 완전 이족 보행형 로봇이었지만, DRC-휴보+는 무릎에 구동형 바퀴를 장착하고 발끝에 회전형 캐스터를 장착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평지 구간은 보행이 아닌 바퀴로 이동했다.
아틀라스 플랫폼이나 완전 이족 보행형 로봇을 사용한 팀들은 이동시 로봇의 몸체의 무게중심과 균형에 대한 고도의 제어기술이 필요했지만, DRC-휴보+는 무게 중심도 낮게 유지할 수 있었고, 바퀴로 별 어려움 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출전했던 상당수의 보행 로봇들이 넘어지는 모습을 재미있게 편집한 IEEE의 동영상을 보면, DRC-휴보+의 설계가 경기에 유리할 수 있게 맞춤 설계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계단을 오를 때나, 차에서 내렸을 때, 그리고 구멍 뚫기 작업 등에서 DRC-휴보+가 두발을 딛고 일어선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휴보가 보행을 하는 경우는 아주 제한적이었다. 특히 잔해 돌파 작업의 경우에도 블록 잔해 위를 걸어가는 임무 대신, 각목과 파이프 등의 잔해물을 불도저로 밀고 나가듯이 발바닥으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블록 잔해위의 보행 작업보다는 훨씬 쉽게 돌파할 수 있었다.
사실, DRC-휴보+뿐만 아니라 캐터필러 바퀴를 이용한 침프, 사족 보행의 로보시미안, 네개의 바퀴를 장착한 독일의 님브로 레스큐팀와 같이 순수한 이족 보행 로봇이 아닌 하이브리드 구성의 팀들이 상위권을 많이 차지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순수 이족보행의 아틀라스 로봇을 사용한 팀이 2위를 차지한 IHMC 팀을 포함하여 10위권 내에 4팀이 있었다는 것은 아틀라스 로봇 플랫폼의 보행 안정성과 같은 기술력을 잘 보여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휴보는 상체가 18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구멍 뚫기와 같이 임무를 위해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경우에도 상당히 유리했다.